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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더 중요해진 질문

오정환 2024-04-02 조회수 92

더닝 크루커 효과  

  생각 없는 사람은 질문도 없다. 궁금하여 더 알고 싶고, 뭔가 의심스럽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할 때 질문한다. 질문하고 생각하며 답을 찾아간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늘어난다. 그러니 더 많이 질문할 수밖에. 더닝-크루커 효과(Dunning–Kruger effect)라는 게 있다. 아는 게 적을수록 많이 안다고 확신하는 현상을 말한다. 잘 몰라서 잘못 판단하여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는데도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질문이 없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더닝-크루커 효과에 비춰보면 근거 있는 말이다. 버트렌트 러셀도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무지한데, 상상력과 이해력이 있는 사람은 의심하고 주저한다" 


  물론 의심하고 주저하는 태도도 실행력 면에서 볼 때 아쉽긴 하다.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직장인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눈 우스갯말이 있다. 멍부, 멍게, 똑부, 똑게다. <표 1>를 보자. 


<표 1>

멍부

멍청한데 부지런하다

똑부

똑똑한데 부지런하다

멍게

멍청한데 게으르다

똑게

똑똑한데 게으르다

  여기서 가장 안 좋은 유형이 '멍부' 다. 이런 부류 사람이 열심히 일하면 사고 친다. 그러고도 자신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모른다. 

  가장 바람직한 유형은 똑부형이다. 성과를 내는 사람은 주로 여기에 해당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때문에 학습민첩성이 뛰어나다. 어떻게 하면 똑부형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뇌를 질문형으로 바꾸면 된다.



유능한 인재의 똑똑한 질문법 3가지

   유능한 인재는 핵심을 꿰뚫어 보는 질문을 할 줄 안다. 이런 질문을 하려면 현상을 관찰하는 눈이 있어야 한다. 남이 보지 못하는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첫째, 깊이 탐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때 하는 질문이 '뭘까?' 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궁금해 하며 호기심으로 파고드는 질문이다. [대학]에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물의 이치를 깊게 연구하여 본질을 파악하려는 공부를 말한다.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는 질문이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주장이나 다른 사람 의견에 잘못이 없는지 살펴보는 비판적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정말 그럴까?', '진짜 올바른 판단인가?' 같은 질문이 비판적 사고를 키운다. 남들이 한다고 그냥 따라 해서는 이길 수 없다. 남이 벌려 놓은 판에서 노는 것은 추종자들이 하는 일이다.       

                                                                              

  셋째, 문제를 해결하는 질문이다.  '뭐가 더 있지 않을까?', '다음엔 뭐지?' 같은 질문이다. '왜 그렇지?' 같은 질문이 핵심을 꿰뚫어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 


  질문이 없거나 질문을 잘못하면 문제를 더 키운다. 리더가 깊은 질문 없이 방향을 제시하거나 정책을 내놓으면 조직이 우왕좌왕하며 시끄럽다. 멍부들이 모여 뭔가 해보려다 생기는 결과다. 더닝-크루커 효과다.  


 

인공지능 시대에 더 중요해진 질문

   미래에는 어려운 문제를 생성형 AI에 질문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법률이나 의료 문제에 관한 자문을 넘어섰다. 이제 작곡을 하고, 시나 소설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인간의 뇌 능력을 뛰어넘었다. 


  어려운 문제로 골치 아플 필요 없이 챗 GPT에 질문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때도 질문이 중요하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얻는다. 두리뭉실하게 질문하면 인공지능도 두리뭉실한 답을 줄 뿐이다. 구체적이고 간결하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해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다시, 책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질문을 잘 하려면 다시 독서로 돌아와야 한다. 독서 토론을 하며 논리적으로 말하고, 반론을 제기하고, 결론을 추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생각이 넓어지고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문제를 꿰뚫어 보는 능력도 이때 길러진다. 


   이런 능력을 갖춰야 인공지능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조직이나 개인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서는 인공 지능 시대에 우리가 지녀야 할 능력을 얻도록  한다. 독서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