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몰입하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몰입은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질문하는 것으로, 답을 얻을 때 기쁨은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몰입은 잠재 능력을 힘껏 발휘하게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몰입을 하면 어떤 유익이 있을까?
첫째, 몰입을 하면 일의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칙센트 미하이는 [몰입의 경영]에서 ‘진정한 즐거움이란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는 것보다 오히려 이 목표를 착실하게 한 걸음씩 전진하면서 느끼는 것이다.’라고 했다.
몰입 상태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주어진 문제에 집중만 해도 즐거움과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색다른 경험은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에 근본적인 생각을 달리하게 만든다. 결국 행복을 느끼는 기능은 나에게 있고, 외부 자극은 단지 이 기능을 활성화하는 촉매에 불과하다. 몰입할 때 즐거움은 우울함이 남지 않았다. 즉 몰입 상태의 쾌감은 우울과 교차되는 감정이 아니라 기복 없이 기분 좋은 상태만 계속 유지되기에 더욱 특별한 것이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뇌를 각성하도록 하여 집중과 주의를 유도하고 쾌감을 일으키며, 삶의 의욕을 솟아나게 하고 창조성을 발휘하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도파민이 관여하고 있는 집중, 쾌감, 의욕, 창조성 등은 몰입 체험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이다.¹
사람들은 등산을 할 때 정상만을 보고 오른다. 정상을 밟는 기쁨은 물론 크다. 그러나 산을 오르는 과정도 즐거워야 한다. 산을 즐겁게 오르려면 산을 구경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정상에 올라야 한다. 우리는 산 정상만 보고 오르다 결국 내려올 때 꽃을 보는 게 아닌가. 이것만도 다행인데 혹시 다른 봉우리를 쳐다보며 산을 내려오는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결과에만 집착하면 과정 과정이 지겨울 수밖에 없다.
둘째, 몰입은 주도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찾는다. 이것은 집중의 힘이다. 어떤 일에 집중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몰입을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몰입을 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셋째, 몰입은 가치 있는 일을 정하고 그 일에 집중하도록 한다. 몰입하는 사람은 다른 일은 관심 밖이다.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할 때 그 일에 집중한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첫 번째 아내와 사별한 뒤 메리 루라는 여성과 재혼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교와 파티를 좋아하는 메리 루와 파인만은 서로 맞지 않은 옷처럼 겉돌기만 했다. 결국 이들은 이혼에 이르게 되었는데, 당시 메리 루가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미국 내 신문에 보도되면서 자신의 일에만 몰입하는 과학자들의 일상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과학자들의 일상이란 다른 유명 인사들과 달리 전혀 노출되지 않다 보니 더욱 흥미로웠을 것이다. 파인만은 깨자마자 머릿속으로 미적분 문제들을 풀기 시작했다. 차를 몰면서도, 거실에 앉아서도, 밤에 침대에 누워서도 미적분을 풀었다. 이런 파인만의 일상이 사교적인 메리 루에게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파인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긴 것이다. 뉴턴은 “어떻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느냐?”는 질문에 “내내 그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라고 답할 정도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끈질기게 질문했다.²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계속 시도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흔히 일이 어렵고 안 풀리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자기는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는 아무리 해도 안 되니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일을 찾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다. 그러면 또 다른 일을 찾는다. 우리가 다른 일을 찾을 때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성패와 상관없이 하고자 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인지, 아니면 그것을 하면 더 즐겁고 행복한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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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몰입], 황농문 지음, 랜덤하우스. 2008, 152쪽
2. 앞의 책 23~24쪽